골프가 어려운 이유
페이지 정보
본문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날인가 집사람이 쪼르르 달려와 얘기를 한다. 친구들과 라운드를 한 모양인데 그날 따라 게임이 잘 풀렸었나 보다.
“친구가 그러는데, 골프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운동이래”
“골프가? 너도 하는데??? “
물론 그날 저녁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나서야 겨우 얻어 먹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운동을 해 보았지만 골프만큼 말이 많은 운동은 보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골프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들은 정말 유별나다. 보통 다른 운동들은 어려움을 토로한다고 해봐야 이젠 체력이 달린다거나, 몸이 아프다거나, 그저 어렵네 정도로 자신의 상태에 대한 한탄이나, 잘하는 사람들은 보며 기가 막히게 잘한다거나 예술이라는 정도의 찬사와 그 사람이 어떤 면에서 어떻게 얼마나 뛰어난지 등 선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뿐 그 종목 자체의 난이도에 대해서 따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종목 자체에 특성에 대하여 혹 따진다고 해봐야 위험성, 요구되는 기본 체력의 정도에 불과하다.
하면 할수록 더 알 수 없는 것이야 이 세상 모든 일이 그런 것이지 어디 골프뿐이겠는가?
살아있는 공보다 죽은 공이 더 치기 어렵다는 밑도 끝도 없는 주장은 황당함의 극치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서 그런 얘기가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막무가내로 막연히 단정지어 그렇다고만 할 뿐 조금이라도 그 과정을 설명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액면 그대로는 필자가 들어 본 중 가장 황당하고 엉성한 주장이다).
학교에서 보는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모두 0점을 맞거나, 너무 쉬어서 모두 100점을 맞으면 시험을 보는 의미가 없다. 적어도 학생들간의 실력차이를 구분 짓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이런 것을 우리는 “변별력”이 없다고 얘기한다.
물론 이런 시험을 가지고 “쉽다”거나 “어렵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고득점을 하기가 어렵다는 즉, 목표 점수가 먼저 제시되어야 성립하는 표현이다. 아무리 어렵게 문제가 출제되어도 50점 이하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골프에서도 특정 골프장에서 특정 상황에서 “파”플레이를 하는 것은 어렵다느니 쉽다느니 하고 말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도 보통 통상적인 골프장에서 “파”플레이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150개를 넘지 않기는 어렵지가 않다. 어렵고 쉬운 것은 주어진 시스템 속에서 특정 목표가 주어졌을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나 할 수 있는 얘기이지 시스템 자체는 그런 것이 없다. 시험이나 골프 자체는 어렵고 쉬움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조금 철학적인 의미를 가미해서 표현해 본다면 "어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하던지 상관없이 그저 남보다 잘하는 것이다"
좀더 특이한 관점을 부여해서 4지선다형 25문제 시험에서 50점 이하로 받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지만 꼭 25점을 받는 것은 어려운 일 일수 있다. 같은 논리로 골프에서도 150타 이내로 치는 것은 쉽다고 할 수 있지만 꼭 147타로 게임을 끝내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꼭 25점을 받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그 시험이 어려운 시험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꼭 147타로 게임을 끝내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골프가 어렵다
추천2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