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골프포스트=이강래 기자]지난 해 마스터스 챔피언인 버바 왓슨(미국)이 하이브리드 클럽 하나로 81타를 쳐 화제다. 외신들은 “버바 왓슨이 최근 톰 파지오가 설계한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의 펠리칸 힐 골프클럽에서 20도짜리 하이브리드 클럽 하나만 사용해 81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클래식 첫날 14개 클럽을 모두 사용하고도 78타를 쳤던 왓슨이 클럽 한 개만 갖고 이같은 스코어를 기록했다니 ‘그 분이 오신 게’ 분명하다.
더 놀라운 일이 있다. 한국엔 클럽 하나로 왓슨보다 9타나 적은 스코어를 기록한 고수(高手)가 있다. 아직도 KPGA 슈퍼 시니어투어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최윤수 프로다. 올 해 65세인 최 프로는 한창 때 수원CC에서 7번 아이언 하나로 이븐파를 쳤다. 당시 골프장 경기과장으로 근무하던 강예완 사장의 증언이다. “라운드나 하자”는 최윤수 프로의 말에 별 생각없이 따라 나섰다가 이같은 놀라운 라운드의 목격자가 됐다는 게 강 사장의 말이다. 18홀을 돌면서 티샷부터 퍼팅까지 모든 샷을 7번 아이언 하나로 하면서 이븐파를 친다는 것은 신(神)의 경지다.
프로골퍼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일반 아마추어 골퍼와의 실력 차는 얼마나 될까? 이를 비교해 볼 기회가 있었다. 수년 전 충북 천안의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독사’ 최광수 프로와 동반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함께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했는데 최 프로는 어렵지 않게 10언더파를 쳤다. 작은 내기를 했던 터라 최 프로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선 일부러 짧은 이글 퍼트를 빼 주기도 했다. 당시 “볼을 갖고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광수 프로는 지난 2000년 뉴서울CC 북코스에서 열린 포카리 스웨트 오픈에서 10언더파 62타를 친 적이 있다.
박남신 프로도 있다. 어느 추운 겨울 남서울CC에서 박 프로와 앞 뒷팀으로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박 프로는 눈구덩이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븐파를 쳤다. 롱아이언샷이 특히 좋았던 박 프로는 눈을 치워 놓은 작은 그린으로 볼을 척척 올려 놓았다. 눈발 속에서도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