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처음 배우던 때에 가장 골치가 아팠던 것이 수많은 골프 클럽의 존재였다. 돈이 충분치 않아 연습에 필요한 드라이버와 아이언 몇 개만 지인에게 빌려서 다녔음에도 무거운 쇳덩이 클럽을 지고 다니는 게 여간 거추장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똑딱이"라 불리는 7번 아이언의 하프 스윙만 반복하던 초보 시절에는, 옆의 타석에서 시원스레 드라이버를 날리는 다른 골퍼의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온 이후 본격적으로 골프 클럽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레슨프로가 나의 실력과 신체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클럽을 추천해 주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 음경 임플란트에도 골프 클럽만큼이나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필드나 연습장에서 골퍼들이 상황에 따라 다양한 클럽 중의 하나를 고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필자는 어느 비뇨기과 수술이 생각나곤 한다. 바로 발기부전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음경 보형물 수술(penile prosthesis surgery)이다. 음경 임플란트 수술로 불리기도 한다.
"임플란트"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과나 정형외과를 떠올리곤 한다. 아무래도 수술의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고, 또 질환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료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뇨기과에도 임플란트 수술들이 많다. 특히 발기부전 환자의 임플란트 수술은 대표적인 최신 수술 분야로 통한다. 1998년 비아그라가 시장에 나온 이후, 발기부전의 수술적 치료는 약물 치료에 밀리는 듯 했다. 그러나 약물 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발기 부전 환자들의 수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 중 하나가 음경 임플란트 수술이다.
음경 임플란트는 1930년대 미국에서 갈비뼈 연골을 음경에 이식하는 형태로 시작되었다. 이후 개량을 거쳐서 1970년대에는 실리콘 임플란트의 사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973년 미국의 스콧 박사가 펌프와 저장고를 가진 실린더 형의 임플란트를 최초로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개량을 거쳐 최근에는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음경 임플란트를 이식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수술 기법이 많이 개발되었다.
음경 임플란트의 원리는 어렵지 않다. 길쭉한 음경에는 두 개의 해면체라 불리는 기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