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은 더반CC 번개 > 번개 후기

전, 어렸을 때부터 담날 운동회나 소풍 .... 등 평소에 안하던 뭔가나 재밋는 일을하면, 설레서 잠을 잘 못자거나 아예 밤을 새는 편이었습니다. 그게 다 커서도 그러더군요. 골프를 하기 이전엔 배스루어낚시를 5년 이상했는데, 낚시가기 전날 낚싯대 3대 다 꺼내놓고, 릴셋팅하고 각각에 루어를 묶어놓고, 물고기 잡는 상상을 하다가 새벽 3-4시에 출발합니다. 골프를 하고서는 백에 있는거 다 꺼내놓고, 버릴거 버리고 골프채는 세제 및 광택제로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하고 앉았습니다. 이러다 또 밤샐거 같아서 어떻게든 잘려고 합니다. 그래봤자 2-3시간 자다 깨죠. 언제까지 이럴건지... 어이구... 마눌은 자다 깨서는 평온하지만은 않은 자식 바라보는 눈길로 쳐다봅니다. 쩝.. 고마워~~~

6시 반쯤, 더반CC 클럽하우스 앞을 차로 지나가는데, 백 받아주는 직원이 안보입니다. 헉! 여긴 백 안받아주나? 안받아주면, 내가 꺼내놓고 주차하러 가면 되는데 전날 잠못자니 고대인류 그 뭐시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됐습니다. 그냥 주차장으로 갑니다. 주차장에서부터 익히 들었던 그 냄새...덩 냄새가 납니다. 일부러 여긴 시골이다 시골 냄새 실컷맡자 코로 심호흡을 몇번하니 코도 피곤했는지, 금방 잊혀졌습니다. 주차하고, 무겁게 가방 두개 들고 클럽하우스로 가니, 백받아주는 직원이 나옵니다. 아마 레일에 백을 싣고 있었나 봅니다. 차 들어오면 얼굴이라도 내밀든가 ^^

옷은 입고 가서 양말하고 신발만 갈아신고, 스타트 지점으로 가니, 9번째 홀 그린이 정면으로 있고 우측으로 1번홀이 있습니다. 근대, 9번홀 100m 웨지샷 탑볼나면, 사람 다치지 않을까 별의별 엄한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회원님으로 뵈는 두분이 계시길래 인사 드렸더니 우유빛깔서방님과 녹야원님이 계십니다. 녹야원님은 아까 화장실에서 거울로 뵀던 인자하신 인상의 소유자셨고, 우유빛깔서방님은 과히 우유빛깔피부는 아니었던 걸로.. ^^ 아닙니다.

한분 두분 회원님들 오시고, 제가 속한 1조는 7시 24분 우유빛깔서방님,골골골님,금강초롱님과 시작합니다. 1번 티샷, 왠지 부담됩니다. 제가 잘쳐야 뒷분들도 잘 칠것 같고, 결국 지생각이죠. 괜한 걱정하고 앉았습니다. 전 어김없이 오른쪽 슬라이스 나면서 해저드.... 이후 우유빛깔서방님,골골골님 멋진 티샷하시고, 골골골님 아이디와 다르게, 티샷 똑바로 파워 넘칩니다. 근데, 금강초롱님은 저 따라 오십니다. ㅋㅋ . 근데 왜그리 더운지, 아~~~ 초반부터 땀흘리고 헉헉 댑니다. 그렇게 전반홀 마치고 식당에서 순대에 막걸리 한잔씩 합니다. 안그래도 막걸리에 약한데 온도까지... 그 두분을 못알아볼 정도는 아니지만... 알딸딸한 와중에 후반홀 시작합니다.

아~~~ 후반 첫 홀 전반이랑 똑같습니다. 또 똑같은 코스로 슬라이스 납니다. 누가 그러시더군요. 일관성있어 좋다고. 요즘 체다슬라이스 치즈도 안먹습니다. 그 공을 사야 하나요. 똑바로 날아가는 훅 앤 슬라이스 선장이 광고하는.... 그 공 사다가는 집안 기둥 뽑힐까봐서 공 한두개로 18홀 플레이 할 수 있는 그날까지는 양보하겠습니다. 이 더운날 막걸리 땜에 요딴식으로 치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는데, 우유님이 16,17,18 홀 최저타로 시상을 할 거라고 하십니다. 음~~~~ 여러 사람 손 거친 공 말고, 날 위한 새공을 쳐보자 생각하고 느낌 좋은 새공 두개 종류 중에, 지난 4월 360도 월례회에서 받은 기념품 공으로 16홀 시작합니다. 골골골님도 새공 꺼내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