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KLPGA의 조로(早老) 현상을 깰 안시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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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끝난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공동 준우승을 거둔 안시현. |
[골프포스트=이강래기자]안시현(30.골든블루)이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동계훈련의 성과를 가늠해 볼 4월 초순의 개막전에서 30대의 아이 엄마가 2년 여의 공백 끝에 거둔 성적이라 놀랍기만 하다. 안시현은 출전선수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대 스코어(68-68-69-69)를 기록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아깝게 빠진 버디 퍼트 2~3개만 들어갔어도 우승이 가능할 경쟁력 있는 게임을 했다. 이는 운이 좋아 거둔 일회성 활약이 아니라는 뜻이다.
안시현의 성공적인 복귀가 반가운 이유는 KLPGA투어에 만연된 조로(早老) 현상을 깰 '특별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3~4년 사이 KLPGA투어는 우승자의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김효주와 전인지, 양수진, 장하나, 김하늘 등 투어를 주도하는 선수들은 모두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누가 됐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 경쟁력 있던 선수들도 '퇴물' 취급을 받는다.
분위기가 이렇게 바뀌자 '성적이 깡패'라고 위, 아래가 없는 선후배 관계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나이 든 프로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성적을 내는 어린 선수들의 괄세를 받아 들여야 했다. 노장들은 신체적인 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 '억울하면 공 잘치라!'는 핀잔에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미디어도 성적을 내는 선수들 위주로 취재를 집중하다 보니 나이 든 선수들의 소외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를 바꿀 유력 후보가 안시현이다. 안시현은 국내 여자프로를 망라해 강수연과 함께 손 감각이 가장 좋은 상위 0.1% 안에 드는 선수다. 이들은 박세리나 김미현을 능가하는 감각을 지녔다. 안시현에겐 그런 타고난 감각이 있기에 2년이란 공백에 가정이 깨지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난 해 11월 복귀전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톱10'에 들었고 이번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공동 준우승까지 거뒀다.
안시현에겐 과거에는 없던 '절박함'도 생겼다. '싱글맘'으로 가정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섰기에 더 이상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