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눈물 젖은 빵을 먹고 있는 장타자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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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이 5kg이나 빠져 슬림한 체형으로 바뀐 김대현. <사진제공=플레이어스 골프> |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김대현은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가 도전무대였다. 코리안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꽃을 피운 터라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그 해 김대현은 처절하게 망가졌다. 첫 경기만 예선을 통과했고 나머지 18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의 고배를 들었다.
어깨 부상이 문제였다. 2012년 초 찾아온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계속된 부진이 부상을 키웠다. 근력 테스트를 하다 순간적으로 무리하게 힘을 쓴 탓에 어깨 부위의 신경과 인대가 손상됐다. 이를 모른 채 미국행을 감행한 게 화근이었다. 김대현은 거듭된 예선탈락으로 몸을 돌볼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김대현은 결국 빈손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김대현은 지난 해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고장난 어깨는 목 부상으로 이어졌다. 지루한 재활, 외로움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해 대회장에서 "왜 요즘 TV에 안 나오나?" "왜 요즘 성적이 안 나오나?"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야 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김대현은 사람들 눈을 피해 자꾸 숨게 됐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외로움이 친구가 됐다. 작년 김대현은 톱10에 두 차례 들며 상금랭킹 36위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공식 연습일인 21일 대유 몽베르CC에서 김대현을 만났다. 처음엔 그를 몰라봤다. 체중을 5kg이나 감량한 탓에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슬림해 진 몸매가 그의 지난 시간을 말해주는 듯 했다.
김대현은 "웹닷컴투어에서 뛸 때 미국선수들의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동양인에 실력도 떨어지니 그렇다고 이해를 하면서도 서글펐다. 다행인 것은 자신에 대한 실망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것 마저 없었다면 골프채를 놓아버렸을 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