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열심히 사는 게 답"이라는 양용은
페이지 정보
본문
양용은(43)은 아무런 후원사 없이 2015시즌을 맞는다. 첫 경기가 될 이번 주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흰 모자를 쓴 모습을 중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겐 메인 스폰서는 물론 흔한 의류업체 후원도 없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Q스쿨을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다.
출국 전 만난 양용은은 많은 것을 내려놓은 듯 했다. 그에겐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메이저 우승을 거둔 영광스런 기억이 있지만 1년 6개월 가량 무적선수로 뛴 아픔이 있다. 당시 양용은은 공기업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홍보해 주기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KOTRA'라는 로고를 모자 정면에 달고 뛰었다.
최고의 성적을 내고도 무적선수의 비운을 경험한 탓에 지금 양용은은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하지만 얼굴은 편해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양용은은 지난 5년간 많은 것을 잃었다. PGA투어 시드는 물론 가장 중요한 전성기 때의 스윙과 위풍당당함을 잃어 버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자존심과 투지는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용은은 지난 겨울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PGA투어 시드를 잃은 상태에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놓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양용은은 단호하게 "2부 투어에서 뛰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일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을 보며 꿈을 키워온 후배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는 없다는 마음이다. 그는 "다른 건 몰라도 앞만 보고 가는 후배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런 생각은 투지로 이어졌다. 양용은은 올 한해 이 투어 저 투어를 떠도는 저니맨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도 좋다고 했다. 양용은은 "본사에서 근무하다 지방발령을 받은 기분"이라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그리고 일본투어 복귀에 대해 "대학생이 고등학교에 다시 다니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일본투어는 코스전장 등 코스 세팅이 미국보다 훨씬 수월한 느낌"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