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생각하면, 후크가 나면 좀 더 열고 치면 될 일이고, 슬라이스가 나면 좀 더 닫고 치면 될 일이다. 골프를 인생에 비유하는 일이 많은데, 이 세상 어느 것이 인생을 닮지 않은 게 있으랴. 열고 닫음을 자유롭게 조절한다면 골프의 명인이 될 것이고, 인생의 달인이 될 것이다.
OB처럼 잘 지어진 이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OB는 한자어로도 ‘그릇되게 날았다’는 뜻의 ‘오비 (誤飛)’와 같은 뜻이 되기 때문이다. 우연치고는 아주 재미난 우연이다. 모름지기 골프 치는 사람 중에 OB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아니다. OB는 OB를 낸 사람만 아니면 모두가 환영하고 입에 웃음을 달게 하는 묘약이기도 하다. 상대방이 OB를 내는 홀에서는 스스로 이번 홀만큼은 멋진 승리를 일구어내려는 욕망을 달아오르게 한다.
아는 바처럼 OB가 골프와 함께 묻어온 수입품이니까, 그 속을 뜯어볼 필요가 있다. 영어로는 out of bounds라고 쓰고, ‘경계나 울타리 밖으로’ 나갔다는 뜻이다.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이 그냥 OB라고 하면 편한 것을 굳이 줄어들지 않은 out of bounds을 우리말로 할 때 어렵다.
한국어에서는 ?ds를 ‘즈’라고 표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Woods가 ‘우즈’가 되었다. 그렇게 보면 out of bounds는 ‘아웃 오브 바운즈’가 된다. -ts를 ‘츠’라고 쓰는 것도 어느 정도 일반화되어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sports가 좋은 예다.
한국어에서는 복수형보다 단수형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books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냥 book이라고 한다. 골프의 규칙에 관한 책은 영어로는 rules book이지만, 만약 한국말로 한다면 그냥 '룰 북'이라고 하기 쉽다. 복수형은 아니지만, 우리가 ‘맥도날드’라고 하는 이름은 MacDonald’s가 맞는다. ’s를 없는 것처럼 사용한다. 엄밀하게 보면 틀렸지만, 한국어에서 단수형이 일반화되어 있다. 복수형이지만, 그냥 단수로 쓴다. 이렇게 보면, out of bounds는 ‘아웃 오브 바운드’가 된다.
굳이 복수형을 써서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생각과 가능하면 정확하게 하자는 요구가 부딪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어의 한글 표기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통일성이 없다. 그래서 하나의 약속이 필요해진다. 그러한 약속을 정할 때 가장 생각해야할 일이 국민의 편의라는 것이다. 그 다음에 고려할 사항은 변별력이다. out of bounds를 ‘아웃 오브 바운드’라고 하면, 다른 불필요한 혼란이 줄어들고, 편리하다. 골프하는 사람들끼리의 약속으로 이렇게 정하면 좋겠다.
여기에 더하여, out of bounce가 있는데, 이것은 ‘아웃 오브 바운스’다. 영어의 bounds는 ‘바운즈’도 아니고, ‘바운드’도 아니고, 가장 정직하게는 ‘바운드즈’가 될 것이다. 예전에 ‘콜라’와 ‘코크’ 때문에 친구 간에 폭력사건이 생기기도 하였다. 한국사람들은 영어의 s와 z의 발음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news가 영어의 원래 발음은 ‘뉴즈’지만, ‘뉴스’가 되었다. 이러저러한 혼란을 피하고 굳이 복수형을 쓸 것이 없이 out of bounds는 ‘아웃 오브 바운드’ 또는 ‘오비’라고 표현할 것을 제안한다. 골프 용어의 올바른 통일은 그다지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영어의 ?s와 ?z의 발음을 구별하는 못한다. 프로 야구 팀의 이름을 보면 제각각이고, 원칙도 없고, 방향도 없다. 요즘 House of Cards라는 드라마가 나오는데, cards를 ‘